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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포근히 아낙네를 만나다 1 (한솔 뉴스)

요즘 운동을 헬스장에서 한다 회사가 크지는 않아 칼퇴근까지는 못 하고 6시부터 정리 작업이 시작된다 영수증 정리, 자금 집행 결제 보고서 준비, 업무 일지 등 못 다한 정리 다 끝내면 7시 정도가 된다 

지금 극성수기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래도 빨리 끝나는 거다 예년 같았으면 8시에도 못 마쳤다 남들 놀 때 일하는 호텔리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회계 부서에 있어서 남들 노는 주말에는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쉴 수 있다

마치고 느긋하게 동네 헬스장에 간다 8시까지 가면 강의를 들으며 운동을 할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니 도로로 가면 10분만에 갈 길을 해변로로 돌아 간다 그러니 바다를 볼 수 있다 시커멓게 변한 파란 바다 위로 노란 달이 배시시 떠 있다 

김홍도 '빨래터'



갑자기 달 위로 빛줄기가 달을 스쳐 지나 간다 깜짝 놀랐다 코로나에 살인 폭우에 지구를 저 해성이 박살내지 않을까? 하지만 곡선을 눈썹 모양으로 그리며 이내 하늘에서 사라진다 너무 갑작스러워 한 카트 찍으려 했는데 못 찍고는 기억의 상으로 모양을 감상해 본다 하루 종일 일하고 운동하는 일까지 떠 안은 내게 위로와 격려를 하늘에서 하나 보다 싶다 

남친과 헤어진 이후로 오기가 발동한다 꼭 어장 관리에 신경을 안 쓸 때 꼭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럴 때 항상 느끼는 것은 정을 줄 수록 멀어져 간다는 것이다 그는 유별났다 옷은 한번도 한복 입는 것을 못 봤고 노래를 국악으로 듣는 것도 못 봤다 하지만 항상 역사 얘기를 하면서 조상의 입장에서 가르쳤다 

역사에 역자도 모르지만 재밌었고 점점 빠져 들어 갔다 하지만 늘 역사 의식이 없다며 남친은 야단 쳤다 그래서 오늘 유난히도 별이 보였구나 유별난 떠난 남친 하며 피식 웃는다 집착인 거 같진 않지만 그의 흔적이랄까?

새로운 경험을 하고 헬스장에 도착했다 요가장으로 들어 갔다 시간 딱 맞춰 가면 강사가 오늘은 어느 부위가 솟아 오르고 어떻게 해야 한다며 시범을 먼저 보여 준다 여선생인데 피트니스 모델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운동은 적당히 해야 아름다워요 나처럼까지는 안 바래요 라고 말한다 특히 얼굴을 찡그리며 자전거를 타면 말한다 

아무리 몸매가 이뻐져도 얼굴이 못미워지면 말짱 도루묵이에요 내가 20대 때는 미코 나가라는 권유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데 하면 우리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파 하며 참았던 웃음을 분출한다

오늘은 가슴 키우기 운동을 팔굽혀 펴기 비슷한 동작으로 배우며 한 5분 정도 같은 자세로 따라 하고 있었다 우리 요가장에는 뒷편에 김홍도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치 벽지 같은 그림이 뒷편에 있는데 그 중에 빨래터 라는 그림이 있다 갑자기 벽이 허물어 지더니 빨래터의 경관이 우리 요가장을 빛내며 보여 진다 

오늘 날이네 날이야 하며 쌤을 봤는데 우리들 가르치느라 분주한 모습 역력하고 우리들은 따라 열심히 하며 땀흘리느라 바쁘다

시범으로 강사 쌤 머리채 한번 잡으려니 내 몸은 귀신이 되어 있다 그 때쯤 그림의 아낙네가 치마가 다 젖어서는 가까이 와서는 죽은 거 아니니 놀래지 말어 라고 한다 

머리는 얼마나 길길래 무거워 보일 정도이고 피부는 말로만 듣던 그 백옥 같은 피부에 미소는 천사 같았다 빨래터 아가씨 진 출신인가? 하며 나도 모르게 요가장과는 반대 방향으로 이끌려 가고 있었다 

조금 들어가니 물이 첨벙거리는 차가움에 깜짝 희열을 느끼며 주변을 돌아 보니 초록이 우거져 있고 길가에는 얼마나 오래 살았길래 집채 같은 빨간 줄기로 꼭대기를 보니 목에서 뻐걱 거렸다 하이얀 학은 아낙네들 옷처럼 금방 빤 흰 줄기로 기다란 목 넙죽 고기를 물고 있다 코에는 향긋한 초록 내음이 넘실 거렸고 눈은 청아해 지며 이것이 그 자연이라는 거구나 하며 자리에 감탄하고 있을 때 

아낙은 말한다 야야 일로 와봐라 

해서 약간 올라 가니 그림에 없던 아낙네 4명이 똑같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10대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아낙이 나보고 반말하네 기분 나쁜 표정이 되니 

아낙은 너보다 나이 더 많다 내가 27이다 그리고 너보다 200살은 더 먹었다 이놈이 표정 봐라

그 표정은 바로 27살이라는 거짓말 같은 나이 때문에 당황해서 나온 표정이었다 어떻게 27살이 소녀 같을까? 하는데 한 마디 더 거든다

내가 이래 뵈도 새끼가 4명이다 이놈아

예 어르신

어르신이 아니고 조상님이라 불러라

예 조상님

물을 첨벙 거려도 아낙네들은 나를 요가장에서처럼 못 보는 것 같았다

이봐봐 후손 이 아낙들이 뭐하는 거 같냐?

빨래 하는데요 라고 말하자 마자 



난타 공연을 펼친다 8명의 아낙들이 처음에 작게 방망이질을 하는가 싶더니 박자를 서서히 맞춘다 

그리고 빨래에 물이 얼굴과 웃옷을 촉촉히 적시니 바위 위 남정네는 밑으로 눈을 내리다 떨어질 거 같다 그리고 아낙들은 더울 틈이 없다 

그 때쯤 아낙 한명이 턴을 하기 시작하는데 어디서 무용이나 배웠는지 이리로 저리로 턴을 하다 춤을 춘다 티비에서 봐 왔던 그 전통 무용이 아니었다 마치 지금의 걸그룹 같은 동작에다 현대 무용을 섞은 듯한 4명이 자리를 넓히며 뒤의 잔디밭으로 가는가 싶더니 이제 군무 형태를 그리기 시작하고 나머지 두 명은 뒤에 보따리 안을 뒤적이다 대금과 피리를 찾는다 나머지 두 명은 두둘기던 빨래 빨래감 더 올리고는 계속 빨래 두들긴다

10분간 그들의 아름다운 자태와 음악은 산의 정기를 빨아 댕기거나 천지를 진동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을 혼미하게 하였고 넋을 잃게 만들었다 넋이라도 있고 없고 라는 시조가 떠올랐는데 필시 이 광경을 보고 쓴 표현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한다

저러니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며 의문을 던진다 저러니 남정네가 저리 숨어서 보는구나 주변을 보니 남자 몇 명이 나무 뒤로 숨어서 보고 있었다 

아낙이 말한다 오늘은 별로 남정네들이 없네 요즘 공연이 지루해 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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